솔라나가 고속, 저비용 블록체인이라는 명성을 쌓아온 것은 최소한의 마찰로 방대한 거래량을 처리하는 능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빠른 시스템도 한계에 부딪힌다.
현재 솔라나의 모든 블록은 6,000만 컴퓨팅 유닛(CU)으로 제한된다. 이 상한선은 검증인이 소박한 인프라를 쓰든 엔터프라이즈급 서버를 쓰든 동일하게 적용된다.
점프 크립토의 파이어댄서 팀은 이 같은 한도가 더 이상 네트워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새로운 제안 SIMD-0370은 블록당 한도를 완전히 없애 거버넌스의 결정이 아니라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처리량이 늘어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 SIMD-0370, by Jump’s Firedancer team, proposes removing Solana’s fixed compute unit block limit after Alpenglow. This would eliminate static caps on block limits and have validators skip blocks they can’t process in time. Here’s what changes 🧵 pic.twitter.com/xge1IViKnH
— Anza (@anza_xyz) September 27, 2025
승인될 경우 이 변경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알펜글로우 업그레이드 이후에 도입된다. 알펜글로우는 이런 실험을 가능하게 할 만큼 탄탄한 보안 메커니즘을 함께 들여온다.
“네트워크의 처리량은 검증인이 실제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임의로 정해진 숫자에 의해 제한된다,” 솔라나 랩스에서 분사한 리서치 기업 안자(Anza)가 설명했다. “SIMD-0370은 이 불일치를 바로잡는다.”
알펜글로우, 가능케 하는 열쇠
이 제안은 알펜글로우에 크게 의존한다. 솔라나 개발자들은 알펜글로우를 두고 네트워크 역사상 가장 큰 프로토콜 변화라고 설명해왔다.
알펜글로우는 슬롯에 정해진 시간 안에 처리하지 못하는 블록을 검증인이 건너뛸 수 있게 하는 메커니즘을 도입한다. 병목을 만드는 대신 시스템은 끊김 없이 계속 진행된다. 동시에 거래 최종성을 12.8초에서 단 150밀리초로 줄여, 솔라나를 “인터넷급” 반응 속도에 한층 가깝게 만드는 도약이다.
이 “건너뛰고 계속 간다”는 방식이 핵심이다. 이 덕분에 과도하게 커진 블록이 더 이상 네트워크 전체의 위험 요인이 되지 않는다. 처리하지 못하는 검증인은 보상을 잃고, 더 빠른 피어들은 계속 블록을 생산한다. 이렇게 블록 생산은 정해진 한도가 아니라 하드웨어 능력이 이끄는 적응형 시스템이 된다.
“성능의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안자는 이렇게 덧붙였다. “블록 생산자는 수수료를 벌기 위해 더 많은 거래를 담는다. 블록을 건너뛰는 검증인은 보상을 잃고 업그레이드할 동기를 얻는다. 네트워크 성능은 점진적으로 커진다.”
찬성 측, 스스로 개선되는 시스템으로 본다
CU 한도 폐지를 옹호하는 이들은 이 조치가 솔라나의 잠재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보기에 고정된 제약은 검증인들이 실력으로 경쟁하는 것을 막는 거버넌스의 목발일 뿐이다.
기대되는 이점은 세 가지다.
- 동적 확장성: 트래픽이 몰리는 시기에도 매개변수 조정을 계획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블록 크기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 경제적 유인: 생산자는 더 많은 거래를 담아 수수료를 극대화하며, 뒤처진 검증인은 개선하지 않으면 도태될 위기에 놓인다.
- 하드웨어 혁신: 경쟁이 검증인들로 하여금 클라이언트를 최적화하고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도록 밀어붙여 네트워크의 평균 성능 기준을 끌어올린다.
일부 기여자들은 이번 제안을 솔라나 검증인 생태계 전반의 흐름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본다. 2024년 제한된 용량으로 메인넷에 출시된 파이어댄서는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검증인 클라이언트로, 솔라나 랩스의 클라이언트인 아가브(Agave) 외에 선택지를 다양화하기 위해 설계됐다. 클라이언트 간 경쟁은 이미 효율성을 끌어올렸으며, 블록 한도 폐지는 이 흐름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
비판 측, 중앙화와 복잡성을 경고한다
모두가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깃허브에서 엔지니어와 커뮤니티 구성원들은 의도치 않은 결과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위험은 중앙화 압력이다. 자금력이 큰 검증인은 보상을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을 계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반면, 규모가 작은 운영자는 배제될 위험에 놓인다.
“대형 검증인이 계속해서 더 비싼 하드웨어로 업그레이드한다면, 소규모 검증인은 결국 밀려날 수 있다,” 한 기여자는 경고했다.
그 밖의 위험으로는 다음이 있다.
- 검증인 배제: 너무 뒤처진 노드는 스냅숏에서 복구하거나 체인의 속도를 따라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 전략적 불확실성: 리더는 블록을 건너뛰는 위험 없이 “안전한” 블록 크기를 가늠해야 하는데, 이는 더 부유하거나 신중한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게임이다.
- 미래의 충돌: 한도 폐지는 아직 논의 중인 복수 제안자 경쟁 방식이나 비동기 실행 설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솔라나 공동 창업자 아나톨리 야코벤코조차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오늘날 블록이 항상 꽉 차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도를 없애도 단기적으로는 수수료, 지연 시간,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는 “모호한 주장이 많다”고 적었다. 이번 변경이 경쟁하는 복수 제안자 설계 같은 향후 개선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검증인들의 “게임”도 우려한다. 리더가 수익성 높은 거래로 블록을 과도하게 채우면 건너뛰기의 대상이 될 위험을 감수하게 되어 유인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고정 한도와 달리 시장이 이끄는 방식은 예측 가능성이 떨어져 소규모 운영자가 지속 가능한 투자를 계획하기 어렵게 만든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나
SIMD-0370은 아직 검토 단계에 있으며 알펜글로우가 배포되기 전에는 활성화되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메인넷 적용에 앞서 테스트넷에서 철저한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채택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 검증인들의 합의: 대다수가 중앙화 위험과 경제적 영향을 받아들여야 한다.
- 탄탄한 모델링: 수요 급증, 전파 오류, 보상 역학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필요하다.
- 향후 호환성: 설계자들은 이번 변경이 다른 장기 확장성 전략을 저해하지 않도록 보장해야 한다.
도입될 경우 이 제안은 블록체인 아키텍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솔라나는 고정된 상한선에서 벗어나 시장이 이끄는 성능 체제로 옮겨가며, 하드웨어 혁신이 네트워크 처리량을 직접 좌우하게 된다.
이것이 솔라나를 대규모에서 가장 빠른 블록체인으로 만들지, 아니면 검증인의 집중을 부추길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명한 것은 파이어댄서의 이번 제안이 속도, 탈중앙화, 복원력 사이의 균형이라는 웹3의 핵심 과제를 네트워크가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