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AI 기업 수장들이 인공지능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공개 토론을 벌이던 바로 그 주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정반대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뉴델리에서 열린 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은 회원국을 위한 AI 오픈소스 지대 창설을 제안하며, 중국이 그 구축을 직접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를 겨냥한 중국의 AI 수출 전략이라는 더 큰 그림의 일부다. 모델, 연산 자원, 기술 표준을 개발도상국에 심겠다는 것이다.
이 발표의 타이밍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시진핑이 정확히 무엇을 제안했는지, 왜 이 시점인지, 그리고 앞으로 수년간 어떤 구도의 경쟁이 펼쳐질지를 순서대로 살펴보자.

같은 주말, 엇갈린 두 전략
중국의 제안은 미국 주요 AI 기업 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촉구하는 기고문을 공개한 지 불과 하루 뒤에 나왔다. 실리콘밸리의 다른 두 거물도 신속하게 이 호소에 동참했다. 우리가 Amodei, Altman, Musk의 AI 제동 호소를 다룬 기사에서 상세히 설명한 대로다. 미국 업계 리더들이 신중론과 감속을 공개 토론하던 바로 그 순간, 시진핑은 뉴델리에서 완전히 반대 방향의 제안을 들고 나타났다. 늦추는 것이 아니라 가속하고, 무엇보다 공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두 흐름을 같은 주말에 나온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된 비전으로 읽지 않기란 어렵다. 한쪽에는 신중함과 공동 규범을 요구하는 미국 기술 기업들이 있다. 반대쪽에는 신흥 세계의 상당 부분에 고급 모델에 대한 개방적이고 무료의 접근권을 제공하겠다는 중국이 있다. 소수의 기업과 국가에 기술 패권이 집중될 위험을 경고하는 이 제안은 미국의 기술 지배에 대한 우회 없는 지적이기도 하다.

중국 제안의 구체적 내용
시진핑은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5개 항으로 구성된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 핵심은 그가 직접 “AI 오픈소스 지대”라고 명명한 것의 창설이다. BRICS 회원국에 한정된 이 구상에서 중국은 대형 언어 모델(LLM)의 개발과 응용을 위한 협력을 주도하고. 파트너 국가의 기술자와 연구자를 위한 세미나와 전문 교육 과정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진핑이 직접 밝힌 목표는 “개방적 생태계”를 구축해 회원국들이 AI 개발에서 소수 기업과 국가가 통제하는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의 기술 패권에 대한 우회 없는 겨냥이다.
이 핵심 제안 외에도 시진핑은 BRICS 회원국 간 경제특구 파트너십 창설과 내년 중국 개최 서비스 무역 포럼 조직도 발표했다. BRICS는 이제 초창기의 소규모 그룹이 아니다.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네시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 등 11개 회원국을 아우르며, 합산하면 세계 인구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시진핑 제안 핵심 요약
주요 내용. 출처: CCTV, 신화통신, Reuters, 2026
- 핵심 내용: BRICS 11개국을 대상으로 중국이 주도하는 AI 오픈소스 구역 설립.
- 공식 목표: 소수 기업과 국가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생태계 구축.
- 배경: 미국이 AI 속도 조절을 촉구한 바로 다음 날 발표됨.
단발성 제안이 아닌 장기 전략의 일환
사실, 이번 제안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다. 베이징이 수개월에 걸쳐 구축해온 외교적 흐름의 연장선이다. 불과 두 달 전, 시진핑은 상하이에서 인공지능 협력을 전담하는 새 국제기구의 출범을 선언했다.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 출범식에는 29개 창립국이 서명에 참여했고, 1,400명 이상의 참가자와 140개 주제 포럼이 운영됐다. BRICS 정상회의에서 나온 이번 제안은 그 연장선에서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라틴아메리카 신흥국에 중국을 핵심 기술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의 또 다른 단계다.
중국 기업들이 개발한 오픈소스 모델은 이미 국제적으로 상당한 확산세를 보이고 있으며, 많은 서방 정부가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중국 연구소가 개발한 일부 대형 언어 모델은 현재 글로벌 사우스 다수 국가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이번 이니셔티브는 그 흐름을 제도화하고 가속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이는 중국의 AI 추론 컴퓨팅 수요 성장 전망과도 맞닿아 있다. 국내 인프라가 수백만 개의 AI 에이전트를 감당할 준비를 갖추는 동시에. 베이징은 자국 모델과 컴퓨팅 역량, 기술 표준을 국제적 영향력 수단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더 넓은 시각으로 본 경쟁 구도
지금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글로벌 AI 경쟁의 새로운 국면이 열리는 시작점일 수 있다. 수년간 공론장의 시선은 미국과 중국 간 최강 모델 개발 경쟁에만 집중됐다. 그러나 이제 점점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그 경쟁의 두 번째 차원이다. 아직 자국 디지털 미래를 어느 생태계 위에 세울지 결정하지 못한 수십 개 신흥국의 기술 채택과 충성도를 확보하는 싸움이다.
중국의 전략은 무료 모델 제공. 기술 교육, 제도적 협력이라는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는 현재 미국에서 형성되고 있는 신중하고 규제 중심적인 접근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흐름은 잉글랜드 은행 총재가 제기한 AI의 시스템적 위험 경고와도 교차한다. 이 생태계 간 경쟁의 최종 승부는 최첨단 연구소가 아니라. 향후 수년간 자국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선택해야 할 수십 개국의 개발자, 기업, 정부의 일상적 결정에 달려 있다. 가장 강력한 모델 간 경쟁만큼이나 이 조용한 싸움도 주목할 가치가 충분하다. 이 기술 전환의 더 넓은 맥락을 이해하고 싶다면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를 참고하길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