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세일러가 비트코인 2억 1,600만 달러어치를 매도하던 같은 주에, 또 다른 인물은 이더리움을 7,400만 달러어치 사들이고 있었다. Strategy가 뒷걸음질 치는 동안, 톰 리는 조용히 세계 최대 이더리움 기업 금고를 쌓아올리고 있었다.
기업 금고 시대는 Strategy의 매도로 끝나는 게 아니다. 단순한 자산 교체 이상의 이유로, 보유 자산 자체가 바뀌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NYSE에 BMNR로 상장된 Bitmine Immersion은 피터 틸의 지원을 받는 Fundstrat 창립자 톰 리가 이끄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현재 574만 ETH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이더리움 전체 공급량의 약 4.8%에 해당한다. 리가 스스로 “5% 연금술”이라 부르는 목표는 2026년까지 전체 네트워크의 20분의 1을 확보하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현금을 합산한 포트폴리오는 약 110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세계 최대 이더리움 공개 기업 금고이자, 전체 암호화폐 기업 금고 중 Strategy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이번 주의 대비는 극명하다. Strategy는 배당금 지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매도하는 반면, Bitmine은 하락장에서 이더리움을 사들이고 있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 조지프 루빈이 이끄는 SharpLink도 같은 방향으로 축적 중이다.
전체 이더리움의 5%에 근접
Bitmine 보유 ETH 대비 공급량 5% 목표. 출처: Bitmine, 2026년 7월
핵심은 “일하는” 금고
Strategy와의 차이는 보유 코인이 아니라, 이더리움이 수익을 창출한다는 데 있다. Bitmine이 보유한 ETH의 약 85%, 즉 490만 개에 가까운 물량이 스테이킹 상태다. 네트워크 보안에 기여하는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다. Bitmine 측 추산에 따르면 이 보상은 연간 2억 1,000만 달러를 웃돈다.

수학이 완전히 달라진다. Strategy의 비트코인은 그냥 쌓여 있을 뿐 아무것도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 회사는 주식을 발행하거나 보유 자산을 팔아야 현금을 마련한다. 반면 Bitmine의 이더리움은 스테이킹 수익으로 추가 ETH 매수 재원을 일부 조달한다. 금고가 스스로를 먹여 살린다. Bitmine과 SharpLink가 이더리움 생태계 연구의 주요 후원자로 부상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익을 내는 자산을 보유한 쪽이 생태계를 지원할 여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같은 플라이휠, 새로운 위험
그렇다고 이 진화를 안전의 보증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구조는 Strategy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것과 동일하다. 주가가 순자산 대비 프리미엄을 받을 때는 잘 돌아가지만,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순간 모델이 멈춘다. 이더리움에는 여기에 더해 스테이킹 패널티, 언스테이킹 대기 기간, 스마트 컨트랙트 취약성 같은 고유한 위험이 추가된다.
집중도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단일 기업이 네트워크의 5%를 통제하면 유동성이 줄고 권력이 한곳에 쏠린다. 같은 주체가 검증에 참여하고, 스테이킹하고, 연구에 자금을 댄다. 한 가지 신호도 눈에 띈다. 기업 금고들이 ETH를 쓸어 담는 동안, 이더리움 현물 ETF는 7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기관 투자자들이 한쪽 문으로 팔아 치우는 것을 기업 금고들이 다른 쪽에서 받아들이고 있다. 둘 중 하나는 틀렸다.
더 큰 그림
2026년의 진짜 이야기는 비트코인 대 이더리움이 아니다. 어떤 기업 구조가 사이클을 버티느냐의 문제다. 수익 없는 자산을 쌓아두다 팔아야 하는 쪽인가, 아니면 배당처럼 수익을 내는 생산적 자산을 보유한 쪽인가. 리는 수익을 창출하는 금고가 단순히 자산을 보관하는 금고보다 나은 사업 모델이라고 베팅하고 있다.
적어도 깊은 하락장이 스테이킹 수익이 프리미엄 붕괴를 이겨낼 수 있는지 시험하기 전까지는 더 영리한 설계다. 기업 금고 모델은 비트코인의 기념비에서 이더리움의 엔진으로 성숙하고 있다. 그 엔진이 압박 속에서 버틸 수 있는지는 다음 약세장이 답을 줄 것이다. 관련 데이터는 SEC에 제출된 공시 서류와 이더리움 공식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